미감까지 깨워줄 성수의 디저트 숍

SEONG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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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감(味感)은 물론, 미감(美感)까지 사로잡는 달콤함
2023. 05. 08

도넛부터 소금빵, 약과, 츄러스까지… 디저트에도 눈에 보이는 ‘유행’이 있는데요. 요즘 인기 있는 디저트도 좋지만, 오늘은 미감(美感)까지 사로잡을 디저트를 만날 수 있는 성수동의 공간을 소개하려고 해요. 눈으로 먼저 즐기는 달콤한 아름다움, 여러분의 취향에 딱 맞는 디저트는 무엇인가요?

장인 정신이 느껴지는 과일 무스, 파티세리 후르츠

파티세리 후르츠는 과일을 테마로 한 케이크와 마카롱을 비롯해 시즌별로 다양한 디저트를 선보이고 있어요. 파티세리 후르츠의 과일 무스 케이크를 처음 본 사람은 한 번쯤 눈을 의심하게 되어요. 장인이 빚어낸 듯 완벽한 모양의 과일 무스를 보면, '진짜 과일인가? 이렇게 완벽한 모양의 과일이 있을 수 있나?' 싶은 생각이 듭니다.

파티세리 후르츠의 과일 무스, '납작 복숭아'와 '레몬'

베스트셀러는 '납작 복숭아'와 '레몬' 이라고 해요. 가까이서 보면 복숭아의 보송한 솜털, 레몬 껍질의 반질거림까지 느껴집니다. 섬세한 모양의 과일 무스를 보면 단순히 디저트가 아닌 하나의 예술 작품을 보고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예요. 나이프로 무스를 감싸고 있는 초콜릿 코팅을 톡톡 두드리면 과일이 쏟아지는 듯합니다. 한 입 베어 물면 달콤한 초콜릿과 상큼한 요거트, 그리고 과육의 신선함이 입안에서 기분 좋게 맴돌아요.

파티세리 후르츠 내부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공간 덕분에 다채로운 과일 무스가 더욱 돋보이는 듯 했습니다. 파인 디저트 부티크(FINE DESSERT BOUTIQUE)를 표방하는 파티세리 후르츠에서 디저트 미식의 새로운 문을 열어 보시는 건 어떤가요?

파티세리 후르츠

📍서울 성동구 아차산로5길 37-1 1층
⏲10:00-21:30, 일요일 정기 휴무

전에 없던 비주얼로 신선한 충격을 주는, 오푸

지난달 성수동에 문을 연 오푸(OAFU)는 신선한 비주얼의 디저트와 커피를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이에요. 이곳에서는 전에 없던 신선한 비주얼의 디저트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사랑스러운 분홍색의 소파를 닮은 'Oh! Sofa', 치즈와 레몬커드의 조화가 인상적인 'Oh! Cheese' 까지 맛은 물론 보기에도 좋은 디저트들이 있는데요.

소파 모양의 케이크 ‘Oh! Sofa’는 완벽한 모양을 만들기 위해 몇 번의 시도 끝에 선보인 디저트라고 해요. 아이스크림 같기도 초콜릿 같기도 한 시원한 커스터드 크림, 초록색 러그를 표현한 피스타치오 소스가 조화로워, 비주얼뿐 아니라 맛까지도 오푸만의 색깔이 뚜렷하게 느껴집니다.

‘Oh! Cheese’는 치즈와 비스켓이 조화롭게 놓인 디저트예요. 귀여운 완두콩과 레몬 제스트까지 얹어 한 입 먹으면 비주얼만큼이나 조화로운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케이크를 자르고 치즈를 올려 먹으니 단지 디저트 한 입이 아닌, 훌륭한 메인 요리를 먹는 듯한 만족감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오푸의 공간은 식물과 모던한 철제 그릇장, 남색의 기둥까지 디저트 만큼이나 잘 다듬어진 세련된 무드가 느껴집니다. 성수동에서 새로운 감각을 경험하고 싶다면 카페 오푸를 추천합니다.

오푸

📍서울 성동구 뚝섬로 408-7 302호

⏲12:00-21:00, 매주 월요일 휴무


미니멀한 감성이 느껴지는 디저트, 코트사이드

코트사이드는 공간 디자인 스튜디오에서 운영하는 카페입니다. 매 시즌 다른 과일을 활용한 푸딩, 커피를 비롯한 음료를 만나볼 수 있어요. 이번 시즌에는 금귤, 그리고 백도 복숭아와 샤인머스캣을 활용한 푸딩을 즐길 수 있습니다. 두 가지 모두 봄을 닮은 산뜻한 맛과 색이 느껴져요.

금귤 요거트 푸딩은 깔끔하고 달콤한 식감의 요거트 푸딩 층과 봄을 닮은 상큼한 금귤 푸딩 층이 조화롭습니다. 백도 복숭아와 샤인 머스캣을 활용한 푸딩은 '스프링 피크닉'이라는 이름처럼 싱그러웠어요. 레몬&치커리 크림이 있어 더욱 신선한 맛이었어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코트사이드는 '코트'를 모티브로 한 컨셉의 공간입니다. 코트사이드를 표현하기 위해 직선을 주로 사용하였는데 창문을 통해 보이는 2호선 지상 철도의 직선감도 조화롭게 다가왔어요. 게다가 맛있는 디저트에, 채광 맛집인 것은 덤입니다.

코트사이드

📍서울 성동구 아차산로13길 2 3F

⏲일-목 12:00-21:00/금,토 12:00-22:00

화목 난로에서 구워 나온 군고구마, 삼옥

아파트 단지를 지나, 오래된 상가 건물이 있는 골목을 따라 걷다 보면 삼옥으로 이어지는 좁은 계단이 보여요. 삼옥에 들어서자 마자 눈에 띄는 건 천장과 연결된 화목 난로입니다. 봄이 성큼 다가온 4월 중순이었지만, 이날은 비가 추적추적 내린 탓인지 삼옥에 오는 길도 약간은 쌀쌀했는데요. 화목 난로 옆에 가만히 앉아 장작이 타는 소리에 집중하다 보니 금세 온기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삼옥의 시그니처 디저트인 군고구마도 이 화목 난로에서 구워집니다. 잘 구워진 고구마에 바닐라 아이스크림과 그래놀라, 그리고 삼옥만의 킥인 후추가 뿌려져 나와요. 고구마를 갈라보니 모락모락 김을 내며 고소한 냄새를 풍깁니다. 그래놀라와 아이스크림, 그리고 고구마를 한 번에 듬뿍 퍼서 먹어보면 고구마라고 다 같은 고구마가 아님을 알 수 있어요.

삼옥은 맛있는 고구마를 찾기 위해 고구마의 산지를 네 번이나 바꿨다고 해요. 또 방문한 분들이 음식을 남기면, 그 이유를 꼭 한번 고민하신다고 합니다.

이렇게 애정을 담아 만들어진 것은 군고구마뿐만이 아니었어요. 삼옥을 채운 모든 가구들은 목공방을 운영하셨던 사장님이 직접 만든 제품들이라고 합니다. 달콤한 군고구마 냄새와 따뜻한 풍경까지, 이런 따뜻함이라면 봄이든 여름이든 언제라도 느끼고 싶더라고요.

맛있는 디저트뿐만 아니라 하나하나 취향과 손길이 묻어나는 가구까지 경험할 수 있는 삼옥. 정감 있는 디저트와 공간을 즐기고 싶으신 분들께 필수 코스로 추천합니다!

떠먹는 와인 디저트가 있는 곳, 하이라인

카페를 즐기는 색다른 방법을 하나 추천할게요. 바로 어떤 식기를 사용하는지 살펴보는 건데요. 하이라인의 ‘라즈베리 와인 푸딩’을 즐기기에 딱 맞는 방법입니다. 오목한 투명 그릇에 담겨 나와, 와인의 오묘한 빛깔과 말캉한 텍스처가 잘 드러나 보이거든요.

하이라인의 와인 푸딩은 와인을 직접 끓여 숙성시켜 만든다고 해요. 탱글한 푸딩 위에는 라즈베리 셔벗이 올려져 있는데, 셔벗과 푸딩을 함께 떠먹으면 와인의 달큰함이 배가 되어 느껴집니다. 묵직한 푸딩과 입에서 녹는 셔벗이 질감이 동시에 느껴지는 것이 묘하게 중독성 있었습니다.

자연스러운 빈티지함이 물씬 느껴지는 오래된 점포들 사이, 하이라인은 통창을 통해 모던한 존재감을 뽐내고 있습니다. 블랙을 주로 활용한 어두운 톤의 공간 덕분에 보랏빛의 화려한 디저트가 더욱 돋보이는 듯했어요. 오늘의 드레스 코드가 블랙이라면, 하이라인에 가보시는 건 어떨까요?

하이라인

📍서울 성동구 성덕정9길 10 2층

⏲11:00-21:00 / 월요일 정기휴무

Edit|Photo by 임도현 (대학생 로컬 에디터)

공간의 이야기를 카메라로 담아, 글로 풀어냅니다. 건축 자재부터 작은 소품까지,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며 그 공간을 너머 로컬을 보고자 노력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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