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님으로 쌓아올리는 자연스러운 멋의 세계, 블루브릭

브랜드 언박싱
우리 주위에 빛나는 브랜드를 소개하는 인터뷰 프로젝트입니다. 브랜드를 대하는 태도, 제품에 대한 철학 등 브랜드를 만드는 사람의 고유한 생각을 나눕니다. 여러분의 언박싱을 더욱 특별한 순간으로 만들어 드릴게요.
EDITOR’S NOTE
블루브릭의 옷은 잔잔하다. 데님을 중심으로 다양한 제품을 만들지만, 어디에나 어울리고 편하게 입을 수 있다. 그 자체로 충분한 스타일을 만드는 블루브릭의 꿈은 사람들이 자신감을 가지고, 있는 그대로를 멋지고 아름답게 여기는 것이다. 스스로 당당한 사람들은, 뽐내지 않아도 오래 기억에 남으니까.

안녕하세요, 블루브릭이 어떤 브랜드인지 소개 부탁드려요.
블루브릭은 데님을 중심으로 꾸밈없는 자연스러움, 억지로 차려입지 않아도 쿨한 분위기를 낼 수 있는 옷을 만드는 브랜드입니다. 블루브릭을 입는 그 자체로 충분한 스타일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제안하려 노력하는 중이에요. 저는 대표이자 디렉터를 맡고 있는 정소이입니다.

정소이 블루브릭 대표
대표님이 패션 그 자체를 좋아하시는 게 인스타그램(@soi_bluebrick), 유튜브(@j_soi)에서 느껴져요. 본격적으로 패션에 빠지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아버지가 꾸미는 걸 좋아하시는 멋쟁이세요. 어린 시절부터 그런 아버지를 보면서 자연스럽게 패션에 관심을 가지게 됐어요. 고등학교 때는 온스타일(ON STYLE) 같은 패션, 라이프스타일 전문 방송 프로그램과 잡지를 보면서 더 패션에 푹 빠졌죠. “나를 매력적으로 표현하는 수단”인 점이 매력적이었어요. 그래서 대학교도 의류학과를 진학했고요. 당시에는 MD에 관심이 커서, 졸업하자마자 온라인 쇼핑몰을 열게 됐어요.
입는 사람이 주인공이 되는 옷을 만들다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시다 패션 브랜드를 런칭하셨어요. 또 다른 도전이었을 텐데, 어려움은 없으셨나요?
쇼핑몰을 시작할 때부터 나만의 브랜드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은 늘 있었어요. 스타일이 뚜렷하다는 칭찬을 많이 들었거든요. 자신감을 얻어 자체 제작한 상품도 반응이 좋았죠. 나중엔 쇼핑몰 전체 매출의 70%~80%를 기록할 정도로 잘 팔렸어요. 당시 고객들이 쇼핑몰이 아닌 브랜드를 더 많이 찾는 움직임도 보였고요. 그동안의 성과와 타이밍 등을 고려해서 블루브릭을 런칭했습니다.
예상은 했지만, 쇼핑몰보다 신경 써야 할 게 훨씬 많아서 힘들었어요. 제품 기획부터 제작과 판매, 고객 응대 같은 모든 과정을 관리해야 했죠. 무엇보다 그런 요소들이 블루브릭만의 정체성, 메시지와도 일치해야 했고요. 여러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나무가 아닌 숲을 봐야 한다’는 걸 깨닫고, 고객들이 계속 찾는 브랜드가 되기 위해 더 많이 고민하기 시작했어요.
블루브릭(BLUEBRICK), ‘푸른 벽돌’이라는 뜻이 독특한데, 어떤 의미를 담으셨나요?
두 가지 단어를 조합해서 이름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제가 생각하는 패션을 저만의 언어로, 동시에 이해하기 쉽게 정의하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가장 좋아하는 색깔인 블루(blue)에, 직선적이고 깔끔한 느낌을 잘 담은 벽돌(brick)을 합쳤습니다. 어감도 입에 잘 붙고, ‘파란색 벽돌’이라는 특이한 이미지가 연상돼서 기억하기도 쉬울 것 같았어요. 의도한 대로 독특하고 기억에 남는다는 평을 종종 들어서 좋습니다.



파란색 벽돌을 뜻하는 블루브릭, 정소이 대표가 생각하는 패션에 대한 방향, 그리고 누구나 단번에 이해하기 쉬운 단어 두 가지를 조합해 브랜드 네이밍을 정했다.
브랜드를 시작하면서 꼭 지키려 했던 가치, 마음가짐은 어떤 게 있었나요?
“트렌드를 과하게 쫓지 말고, 자연스러운 멋을 담자.” 창업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지키는 신념이에요. 흰 티에 청바지만 입어도 세련돼 보이는 스타일이 있잖아요. 저도 그런 스타일을 만들고 싶어서, 왜 심플하게 입었는데도 멋스러운지, 여러 시즌을 공부하고 컬렉션으로도 시도해 왔어요. 제가 찾은 정답은 옷을 입은 사람의 자신감이었어요. 자연스러워서 나올 수 있는 멋이었죠.
블루브릭도 그런 존재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옷이 주인공이 되는 브랜드가 아니라, 편하게 걸쳐도 입는 사람의 매력을 살려주는 브랜드요. 그래서 과도한 장식이나 컬러는 지양하고, 디테일을 보완해서 은은한 멋을 보여주는 옷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자신감이라는 가치를 선물하고 싶은 마음이 커요.
모두에게 어울리는 데님은 쉽게 만들어지지 않기에
블루브릭의 중심엔 데님이 있는 것 같아요. 데님의 매력은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일상적이면서 그 자체로 멋있는 게 가장 큰 매력 같아요. 누구나 청바지 하나쯤은 가지고 있잖아요. 언제 어디서나 입어도 자연스럽고요. 그러면서 유행도 타지 않고, 힘을 주지 않아도 그 자체로 멋있죠. 무심한 듯 세련된 점이 블루브릭의 방향성과도 잘 맞는다고 생각해요.



블루브릭은 ‘청바지 맛집’으로 유명해요. 데님은 다양하게 해석할 수 있지만, 그만큼 잘 만들기는 어렵다고 들었어요. 첫 제품으로 데님을 선택하신 계기가 궁금해요.
패션에 관심을 가졌을 때부터 청바지를 좋아했어요. 중성적인 스타일을 좋아해서 다양한 청바지들을 사서 입어봤죠. 그러다 보니 핏(fit)을 잘 보는 눈이 생겼고, 어떻게 매력을 부여할지도 감이 잡혔어요. 처음 브랜드를 접하는 고객이 부담 없이 구매할 수 있는 것도 청바지일 것 같았죠. 그래서 쇼핑몰 1호 아이템으로 청바지를 판매했어요
데님 소재가 다루기 어려운 건 맞아요. 자켓이나 셔츠 같은 아이템보다도 훨씬 힘들어요. 같은 원단이여도 워싱할 때 온도, 습도 같은 요소에 따라 완전히 결과물이 달라지거든요. 예상했던 사이즈와 다르게 나올 때도 많고요. 하지만 이렇게 사소한 변주로도 큰 차이를 만들 수 있는 게 데님만의 매력 같아요. 지금도 청바지는 블루브릭의 중심에 있습니다.


‘블루브릭만의 청바지’를 위해 어떤 포인트를 신경 써서 만드시나요?
핏과 워싱이 핵심이에요. 청바지는 허리, 기장 같은 디테일이 1cm 차이로도 확 달라지거든요. 저희가 생각하는 디자인이 결과물로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해요. 원하는 대로 나오지 않아서, 공장에서 납품받은 물건들을 전부 돌려보내고 다시 만든 적도 있어요. 그 정도로 핏에 신경 쓰고 있습니다. 블루브릭 제품의 핏 때문에 재구매를 결정하시는 분들도 많으셔서, 포기할 수 없는 부분이에요.
물론 색깔도 꼼꼼하게 골라요. 채도가 낮고 차분한 컬러를 쓰면 다른 옷들과도 잘 어울리거든요. 그래서 블랙, 화이트, 베이지, 진녹색처럼 은은한 색을 주로 사용해요. 제품에 포인트를 넣을 때도 녹색, 파란색처럼 쿨하면서 너무 튀지 않는 컬러로 넣어요. 1주일에 5번 입는다는 평을 듣는 것도, 블루브릭의 옷이 바탕 역할을 해줘서인 것 같아요.
매일매일 손이 가는 옷이 될 수 있도록
특히 자랑하고 싶은 제품은 어떤 게 있나요?
와이드 데님 시리즈에요. 벌써 여섯 컬러가 나온 스테디셀러입니다. 살짝 넓은 스트레이트 핏이어서 체형 관계없이 편하게 입을 수 있어요. 워싱도 은은하게 마감해서 어떤 패션에도 어울리게 했죠. 일종의 ‘슬랙스 버전의 청바지’라고 할 수 있어요. 그래서 더욱 다양하게 연출할 수 있습니다. 지금은 취향과 선호에 따라 선택하실 수 있도록 컬러와 디테일을 추가한 버전을 준비하고 있어요.







여유있고 루즈한 핏이 매력인 블루브릭 스테디셀러 와이드 데님. 왼쪽부터 다크 블루, 라이트 블루, 다크 그레이, 빈티지 블루, 아이보리, 페이드 블루, 블랙 총 7가지 색상으로 선택지도 다양하다.
블루브릭의 팬들은 블루브릭의 어떤 점을 좋아해 주시나요?
매일 아침 고민하지 않고 입을 수 있는 점, 어디에나 어울린다는 점을 좋아해 주세요. 큰마음 먹고 샀는데도, 몇 번만 걸치고 손이 잘 가지 않는 옷도 있잖아요. 많은 분이 블루브릭 제품들은 한두 번 입고 보관하는 옷은 아니라고 말씀해 주시죠. 편하게 걸칠 수 있는 옷, 그런 게 저희 브랜드에 정말 보람 있는 칭찬 같아요.



블루브릭은 처음 기획한 제품 방향 그대로 원하는 핏과 디자인이 나오도록 많은 시행착오를 겪는다. 덕분에 블루브릭 후기는 매일 손이 가는 옷, 착용감과 핏에 대한 칭찬이 많다.
최근 무신사에도 입점하셨어요. 함께하게 된 계기와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는지 궁금해요.
무신사가 데님과 가장 잘 어울려서 합류했어요. (웃음) 원래 29CM에만 입점해 있었지만, 플랫폼 확장을 고민하고 있었어요. 무신사는 캐주얼한 느낌이 있어서 블루브릭과 잘 맞고, 더 다양한 고객들과 만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무신사 후기 중에 “이 컬러 샀는데 다른 컬러도 샀다.”, “이 색깔로만 서너 장 구매했다.”라는 글이 특히 기억에 남아요. 구매했던 고객들이 다시 찾아와 준다는 거니까, 의미가 정말 커요.
작년 12월에 진행한 백화점 팝업도 기억나요. 장소가 강남이어서 지역 주민들도 많이 오셨는데, 블루브릭을 모르는 분들이 품질에 비해서 가격이 합리적이라고 해주셔서 정말 뿌듯했어요. 나이 지긋하신 분들도 매장을 둘러보시더니, 더 비싸게 팔아도 되겠다는 말을 해 주시기도 했는데요. 알아봐 주신 것 같아서 기뻤습니다.




무신사와 함께 제작한 스타일링 콘텐츠, Walk out 기획전 룩북
자신감으로 워싱한 데님을 만드는 브랜드
그동안 브랜드를 운영하시면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어떻게 극복하셨는지도 궁금해요.
첫 번째는 쇼핑몰에서 브랜드로 넘어왔을 때예요. 고객 인식을 바꾸는 게 힘들었어요. 쇼핑몰로 기억하시는 분들이 많아서 왜 갑자기 가격이 올랐는지, 왜 굳이 브랜드로 바꿨는지 설득하는 게 어려워습니다. 그래서 비주얼과 브랜드 메시지를 다지는 데 투자를 많이 했죠. 플랫폼도 29CM에만 집중해서, 저희가 이제 정체성과 컨셉이 있는 브랜드가 되었다는 걸 명확히 전달하려 했어요.
두 번째는 지금이에요(웃음). 솔직히 지금 정말 힘들거든요. 브랜드로 전환하면서 그동안 잘 해 왔지만, 계속 성장해야 살아남는 시대다 보니, 지금 거의 리브랜딩 수준으로 변화를 준비 중이에요. 새로운 브랜드를 만드는 것보다, 이미 있는 브랜드 방향을 다시 잡는 게 더 힘들더라고요. 그렇지만 성장을 위해 꼭 필요한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결국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 그리고 어떻게 발전할지 생각하고 실천하는 것 같아요.
그럼, 블루브릭 2.0으로 나아가고 계신 거네요. 어떤 것들을 준비 중이신가요?
더더욱 데님에 집중하자는 게 핵심이에요. 이전보다도 더 데님 위주로 아이템을 만들 예정이고, 내년부터는 로고와 비주얼적으로도 다양한 변화를 줄 예정입니다. 콘텐츠도 더 투자해서, 블루브릭만의 문화를 만들고 싶어요. 단순히 옷만 판매하는 게 아니라 자신감, 나를 사랑하는 가치관까지 다양한 제품과 콘텐츠로 전달하는 게 목표입니다.


인터뷰 질문에 답하고 있는 정소이 블루브릭 대표
힘든 순간도 있으면 좋은 순간도 있잖아요. 브랜드를 하시면서 가장 행복했던 때는 언제였나요?
이건 정말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어요. (웃음) 쇼핑몰에서 브랜드로 바뀐 지 얼마 안 된 시점에, 어느 횡단보도를 지나가는 데 저희 옷을 입은 분들을 본 적이 있거든요. 그때의 뿌듯함과 행복함은 지금도 잊지 못 해요.
앞으로 블루브릭으로 해 보고 싶은 도전은 어떤 게 있나요?
남성 라인업을 만드는 게 목표에요. 데님은 남녀노소 누구나 캐주얼하게 시도할 수 있고, 저희는 핏도 자신 있거든요. 실제로 요청도 많이 받았고, 저희 옷을 사이즈 크게 구매해서 입는 남성 고객들도 있어요. 그래서 시간이 걸리더라도 꼭 도전하려 합니다.


블루브릭은 앞으로 어떤 브랜드로 남고 싶나요?
‘데님’ 하면 생각나는 브랜드가 되고 싶어요. ‘데님으로 이런 스타일도 가능하구나.’ 같은 걸 보여주고 싶습니다. 과하지 않게 멋진 스타일을 다양하게 제시하는 게 목표에요. 데님이 보통 캐주얼한 스타일로 많이 인식되지만 한껏 차려 입는 아이템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데님의 다채로운 매력을 보여줄 수 있는, 그렇지만 누구나 편하게 입을 수 있는 옷을 제안하는 브랜드로 오랫동안 남고 싶어요.
Contributing editorㅣ최진수
닮고 싶은 브랜드, 사람들의 이야기를 콘텐츠로 만듭니다. 광고대행사 미디어 플래너, 스타트업 마케터를 거쳐 독립 에디터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브랜드 이외에도 영화와 음악, 책과 게임, 공간 등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꾸준하게 탐사 중입니다. 시간이 지나도 의미 있는 메시지를 만드는 사람이 되고자 합니다.
Photographerㅣ조정현